진정한 선행을 위한 마음의 양식(A Mental Pabulum for Genuine Good Deeds)

    진정한 선행을 위한 마음의 양식
    A Mental Pabulum for Genuine Good Deeds

    윌멧 지음

    옛날 이멘 마하에 리사라는 이름의 소녀가 살았어요. 리사는 풍성한 긴 갈색 머리에 뽀얀 피부, 앵두같은 입술을 가진 귀여운 소녀여서 이웃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지요. 리사의 부모님들도 리사를 끔찍히 예뻐했답니다.

    리사의 집은 상당히 부유했어요. 리사네 아버지는 양계장을 하셨는데, 그 집에는 황금 달걀을 낳는 닭이 있었거든요.

    황금 달걀은 껍질이 황금으로 되어 있는 데다가 맛도 훌륭하고, 아픈 사람이 먹으면 아픈 곳을 금방 낫게 하는 효과가 있어 사람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 사갔지요.

    리사는 어렸을 때부터 부족한 것 없이 곱게 자랐답니다. 리사네 가족은 무척이나 행복했어요.

    그런 리사에게는 캐티라는 이름의 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둘은 학교를 마치고 때로는 소꼽장난을 하면서, 화관을 만들면서,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재미있게 놀았답니다.

    하지만 리사네 아버지는 리사가 케티와 어울리는 것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생각하셨어요. 캐티네 아버지는 가난한 나무꾼이셨거든요.

    캐티는 물을 긷고 장작을 패는 일너저런 허드렛일을 하면서 자란 볼품 없는 소녀. 리사와는 달리 햇볕에 그을린 까무잡잡한 얼굴에 주근깨가 송송 박혀 있고, 뭉툭하고 거친 손과 여기저기 기운 옷을 입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리사는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았고, 캐티도 리사를 좋아했답니다.

    ***

    그러던 어느날 캐티의 나무꾼 아버지가 나무를 하던 중에 팔을 다쳤어요. 몇 푼 안되는 나무를 해서 벌어먹고 가는 마당에 팔까지 다쳤으니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사나. 캐티의 어머니는 근심에 싸였지요.

    우연히 이 사정을 알게 된 리사는 집에 있던 황금 달걀을 몇 개 들고 나와 나무꾼네 딸에게 건네주었어요.

    이건 시장 가서 팔고... 이건 니네 아버지 드리고... 그렇게 하면 당분간은 괜찮을 거야.
    캐티는 무척 고마와하며 리사가 시키는 대로 했어요.

    하지만, 그 다음 날, 달걀이 없어진 것을 알아챈 리사의 아버지는 리사를 크게 나무랬어요.

    -아무리 친구라지만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함부로 돕는 게 아냐. 자신이 가난하거나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람을 자꾸 돕게 되면 그런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의 도움을 기대하기만 할 뿐, 정작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을 헤쳐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도 살아가기 넉넉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데, 굳이 다른 사람의 생계까지 걱정해서 되겠니?

    황금 달걀을 먹은 캐티의 아버지는 곧 다친 데가 나았지만 시장에서 황금 달걀을 팔아 돈을 가져온 자신의 딸을 보고 역시 크게 꾸지람을 했답니다.

    -남의 도움은 함부로 받는 게 아니야. 일단 남의 도움을 받게 되면 그건 도움을 준 사람이 자신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기 대문에 도움을 준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한단다. 가난 때문에 힘들게 사는 것도 서러운데, 있는 사람의 눈치까지 보며 살아가면 되겠니?

    그렇게 부잣집과 가난한 집 사이는 더욱 멀어져갔습니다. 리사와 캐티의 사이도 서먹해져갔구요. 숙녀가 되어갈수록 그 둘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큰 일이 일어났어요. 이멘 마하에 던전에서 튀어나온 마족들이 쳐들어온 거예요. 마족들은 도시를 헤집고 다니며 집을 불태우고, 보물을 약탈했지요.

    긴급히 피난을 갔다 돌아온 리사의 집은 불에 타버렸고, 닭들을 키우던 곳은 마족들이 온통 헤집고 다녀 한 마리의 닭도 남지 않았지요. ...황금 달걀을 ㄴ하는 닭도 예외가 아니었답니다.

    급하게 챙긴 패물도 생계를 위해 하나 둘씩 팔면서 리사네는 생전 처음 가난을 경험해야만 했답니다. 하지만, 리사네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리사와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도 어느 샌가 더 이상 연락을 해 오지 않았죠.

    그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홧병을 얻은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리사는 생계를 위해 가리지 않고 잔일을 해야 했어요. 뽀얗던 뺨은 잘 먹지 못해 핼쓱해졌고, 리사가 입은 예쁜 옷은 더러워지고, 여기저기가 해어졌지요. 그 곱던 손에도 못이 박히고, 밤마다 추운 쪽방에서 떨면서 자야만 했지요.

    한편 캐티의 아버지는 그 일 이후 큰 돈을 벌게 되었어요. 이멘 마하의 불탄 집을 다시 짓기 위해 급하게 많은 나무가 필요했거든요. 캐티의 아버지는 일개 나무꾼에서 목재상을 운영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았고, 더이상 캐티는 허드렛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지요.
    어렸을 적 캐티를 피했던 많은 남자들이 캐티에게 청혼을 해왔답니다.

    캐티가 어렸을 적 친하게 지냈던 리사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은 그로부터 몇 달 후.
    캐티는 바로 리사에게 달려갔지요. 과거와는 달라진 두 사람의 입장은 두 사람의 눈가에 눈물을 고이게 만들었답니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서 있었고, 이윽고 캐티가 리사에게 이야기했어요.

    -만약 내가 너를 도와주는 걸 허락한다면 너를 계속 돕고 싶어. 너와 내가 친구로 지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것은 네가 예전에 나를 도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그 일을 아직도 네게 감사하고 있기 때문이야.

    ***

    캐티의 도움으로 리사의 집은 조금씩 형편이 나아져갔고, 이전만큼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는 않을 정도로 재산을 모을 수 있게 되었어요.

    둘은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도 했고, 함께 가난한 이웃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그들 앞에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 때마다 리사와 캐티가 도왔던 이웃들이 다시 그들을 도왔지요.

    어른들이 철없던 것으로 생각했던 아이들의 선행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더 큰 것으로 되돌아와 사람들 사이로 널리 퍼져 나간 것이죠.

    그렇게 두 작은 소녀 사이의 우정과 이해는 점점 멀리 퍼져 이윽고 이멘 마하는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답니다.

    교훈

    이 책을 읽고 느낀 교훈을 적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