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명상법(For Effective Meditation)

    서문

    먼저 이 책을 많은 마법서적 중에서 뽑아든 당신의 용기와 혜안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 책은 세계의 일부로서 자신을 자각하고, 세계가 내포하고 있는 마나를 흡수하는 메디테이션에 대한 책으로, 이 책을 읽을 정도라면 이미 메디테이션의 의미와 기본적인 수련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메디테이션은 자신을 성찰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웨카가 없는 상태에서도 자연에 도는 마나를 흡수, 마나의 회복을 꾀하는 마법훈련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따라서, 이러한 명상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에 대해 수련자는 자신의 기호와는 상관없이 언젠가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때가 오게 되어 있다.

    그 때가 바로 이 책이 필요한 때. 이 책은 메디테이션의 효율에 대해 눈을 뜬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 쓰여진 책으로, 메디테이션의 기본적인 방법보다는 메디테이션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 집중되어 있다.

    만약 메디테이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인세를 받는 작가로서는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사실 이 책을 스킬이나 마법에 도움이 되는 실용서로서 온전히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책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메디테이션 스킬에 대한 내용을 먼저 충분히 숙지하고 나서 이 책에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자, 그럼 이제 메디테이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메디테이션 효율 향상을 위한 지침

    효율은 노력과 성과의 비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력을 줄이거나, 성과를 높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접근이 가능하다.

    메디테이션 스킬에 이런 구도를 적용하면, 노력면에서는 평정심을 얻는 데 드는 수고를 줄이는 방법과 메디테이션을 통한 효과를 증폭시키는 방법을 통해서 메디테이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메디테이션에 필요한 수고로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평정심에 도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메디테이션의 효과를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이다.

    즉, 어떻게 평정심에 도달하는 시간을 줄이고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시간을 늘일 것이냐. 이것이 메디테이션 스킬의 가장 핵심적인 고민이 된다.

    이에 정신활동을 안정시키기 위한 몇 가지 실제적인 지침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을 집중할 것

    신기한 것에 눈이 팔린다거나 주변 사람들의 대화를 신경써서는 메디테이션 스킬의 효과를 얻기도 힘들거니와, 메디테이션 스킬 자체를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메디테이션 스킬로 마나를 회복시킬 때는 무엇보다도 먼저 주변으로부터 자신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통제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히 주변으로 고립된 환경에서만 메디테이션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처음에는 실내나 던전과 같은 고립된 환경에서 메디테이션을 연습하고, 점차 자신의 집중력으로 외부의 환경조차 차단할 수 있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집중력을 바탕으로 자신과 자신을 포함하고 있는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그 정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환경을 정신집중을 통해 분리시키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호흡을 조절할 것

    우리가 그 의미를 생각하지 않은 채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호흡이지만, 실제로 호흡의 진정한 의의는 세계의 기운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기운을 세상으로 돌려 세상이 그것을 흡수하도록 하는 데 있다.

    즉, 호흡은 외부 세계와 교류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호흡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외부의 환경과 자신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신이 세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성찰하는 것이 메디테이션 스킬의 핵심적인 부분이니만큼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호흡을 조절하는 것은 메디테이션 스킬의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메디테이션에 적합한 호흡법을 연습하라. 최소한의 노력으로 가슴을 들어올리는 단식호흡으로는 이런 외부 환경과의 소통을 관찰하는 것은 어려운 일. 자신이 세계와 호흡을 통해 교류하고 있음을 느끼는 데에는 배와 복막을 최대한 활용하는 복식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호흡조절이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메디테이션 능력 또한 나날이 향상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명상을 통해 마나의 흐름을 주시할 것

    마나는 이미 잘 알려져있듯이 이 세계를 구성하는 에너지의 특수한 형태다. 주로 이웨카에 의해 공급되는 이 마나는 이 세계의 생명체라면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으며,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물처럼 흐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메디테이션 스킬에 숙련된 사람이라면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는 뜻으로, 마나의 흐름과 그 속도를 느끼는 과정을 통해 마나가 어떤 곳으로 움직이는지, 마나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성찰할 수 있게 되고, 상황에 따라 마나를 자신에게 돌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익숙해진다는 뜻이 된다.

    자신이 마나의 기운을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받아들이는가를 추적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큰 가치가 있다.

    명상을 통해 정신을 집중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이 세계 안의 한 존재로서의 자신이 세계의 일부로서 어떤 식으로 마나를 교환하고 흐르게 만드는 지를 파악하는 것은 메디테이션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메디테이션을 수련하고, 그 수준을 높이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나의 흐름을 주시하고, 그 세기를 파악하는 데 힘쓸 것을 권한다. 비단 메디테이션 뿐만 아니라, 마나의 성공적인 운용을 위해서도 마나의 흐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명상을 보조하는 수단의 사용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메디테이션 스킬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사람에게 소음이 심한 곳에서의 명상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메디테이션을 가르치거나 전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수련생들을 위해 조명을 어둡게 하거나, 바깥의 소리를 차단하거나 자연음을 듣게 하는 식으로 집중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시도했다.

    어떤 이들은 이와는 정 반대의 방법에서 접근을 꾀했는데, 그것은 단순히 방해되는 요소의 격리나 제거가 아니라, 개개인의 집중력을 높이는 약물이나 포션을 연구하는 방법이었다.

    외부의 환경을 차단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빨리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물건을 찾는 것은 메디테이션 수련자들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연구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가지고 있는 허브나, 약초와 나무의 수액에서 나오는 향기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명상 상태로 빠져들도록 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메디테이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 허브나 수액이 곧 메디테이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허브나 수액을 섭취한다고 해서 메디테이션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메디테이션을 진행하는 사람의 심리적인 효과일 뿐이다.

    이런 종류의 연구는 명상으로 이루어진 평정심을 오랜 동안 지속시킬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효과는 오직 그것 뿐.

    남용할 경우에는 명상 자체보다 보조적인 수단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경향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잘 분별해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지름길과 큰 길의 경계

    이상으로 메디테이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지침에 대해 알아보았다.

    메디테이션의 실용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마나의 회복에만 신경을 쓰고 자신을 성찰하지 않게 되면 결국 이러한 기법적인 수단에 근거한 메디테이션은 금방 한계를 맞이하고 만다.

    메디테이션 본연의 의미는 자신과 세계의 성찰이지, 마나의 수집이나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메디테이션을 통한 마나의 수집은 그것으로 이루어지는 선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이 책을 쓴 애초의 의도와도 벗어나는 일이니, 부디 이 책을 읽는 자들은 세계 속에 속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자각하고 메디테이션의 근원적인 의미를 놓지 않은 채 자신을 성찰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