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낭만 코볼트(Every kobold has its romance) '사박사박.' 실로 오랜만에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이었다. 이멘마하로의 길이 열리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황무지의 꽃이라 불리우던 반호르로의 발길을 끊게 되었다. 그 중에는 힘과 정의의 길을 찾아 나서는 전사도, 새로운 마법에 대한 연구에 여념이 없는 마법사도, 새로운 던전으로 탐험을 나서는 도굴꾼들 그리고 보잘 것 없는 배낭에 의지해 장사를 하는 보부상들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수 많은 보잘 것 없는 보부상인중의 한 사람이었다. 다른 수많은 보부상인들처럼 이멘마하와 던바튼을 오가며 장사를 하던 나는 반호르에서 생필품이 모자라 곤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반호르와의 거래량은 많지 않았기에 다른 상인들은 그 소식을 그냥 넘겨버렸다. 나 역시 평소 같았으면 그 소..
마비노기 나태 예찬론 - 게으름의 미학(Worship Indolence - Beauty of Idleness) 던바튼은 이멘마하보다 작은 도시임에도 사람 많기로는 이멘마하를 앞지르는 번화한 도시이다. 그도 그럴 것이, 티르 코네일과 반호르, 그리고 이멘마하를 잇는 교량과도 같은 도시이니까. 사람이 많은 만큼 사건도 많고, 그래서 북적북적 활기찬 도시가 바로 던바튼이다. 그리고 요즘, 이 사람 많은 도시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기묘한 명물(?)이 등장했다고 한다. "호호호, 이번에도 참 잘 해 주었구먼. 벨이 없었을 땐 어떻게 일을 했었는지 모르겠다니까." "뭐, 늘 하는 일인데요 뭘. 어서, 알바비나 주세요- 늘 받던 대로 가장 돈이 큰 걸로요-" "그래 그래. 아무렴, 설마 내가 떼먹기라도 할까 봐? 숨이나 좀 돌려요. 그러다 숨 넘어가겠수." "그게, 급하단 말예요. 이번에 누구누구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열매..
마비노기 나무(The Tree) 저의 탄생 과정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요. 당신들 인간 역시 자신이 태어나는 과정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하지만 저는 아주 작았던, 뭔가에 깔리기라도 하면 바로 생명의 불꽃이 꺼질 정도로 어렸을 때의 일을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처럼 생생히 기억한답니다. 제가 눈을 떴을 때 있었던 것은 단 세 가지뿐이었어요. 나무로 된 울타리와 집, 그리고 그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눈을 떴을 때는 굉장히 불안했었습니다. 주위에 보이는 거라곤 온통 나무를 베어 만든 것뿐이었으니까요. 인간들은 자신이 씨앗을 심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무를 아무 거리낌 없이 베어버리더군요. 때문에 하마터면 인간을 혐오할 뻔했습니다. 만일 그 사람이 없었다면 저는 제 팔로 인간을 죽이는 포워르가 됐을지도 모르지요. 그가 저에게..
마비노기 나는 '종이 비행기'입니다(I am a paper plane) 나는 '종이 비행기' 입니다. 나의 몸은 잡화점에서 푼돈으로 쉽게 구입 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종이로 접어져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종이는 싸구려라 그런지 거센 바람에 쉽게 구겨지고, 또 가끔 습기 찬 날이면 두 날개에 물기가 잔뜩 묻어 온 몸이 무거워집니다. 고운 빛깔도 아니며, 어린아이의 피부처럼 부드럽지도 못 합니다. 시간을 떼우기 위해 낙서하다가 그림이 마음에 안들면 금방이라도 구겨서 던져버리기 쉬운, 그런 흔하디 흔한 종이이죠. 하지만 내 친구들 중엔 가끔 오색으로 빛나는 멋진 종이로 만들어진 녀석들도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저 주인은 대체 얼마나 돈이 많길래 한낱 종이 비행기에 저런 고급 종이를 사용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리 부럽지는 않습니다. 내 주인님은 ..
마비노기 꼬맹이의 작은 선물(A Little Present of The Little) -소원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셈? -어떻게 해야 하셈? -작은 구슬을,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의 비밀 장소에 숨겨두고, 100년이 지난 뒤에 찾아서 먹어야 한다고 들었심. -그러니까 100년 묵은 구슬을 삼키면 되는 거삼? -빙고심. 내 구슬은 50년 묵혔셈. -대단하셈! 그럼, 50년 뒤엔 무슨 소원을 빌 거심? -그걸 몰라서 물으셈? 거대 임프가 되겠다고 빌 거심! "귀여운 우리막내~" "으엑, 오빠들, 언니좀 말려줘!" 언니는 나만 보면 부비부비다. 내가 귀엽다나. "꼬맹아, 알아서 빠져 나와." 빠직, 내 이마에 심줄이 돋았다. 참자, 참자. 오늘은 기쁜 날이니까. 오늘로 내 나이도 두 자리수가 되었는데, 그만큼 마음의 나이도 자라야 한다고 큰오빠가 그랬잖아? "네 마음은 알겠지만, 이제..
마비노기 그녀가 만든 치즈빵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Very Special Cheese Bread of Hers) 에린엔.. 에린엔... 축복을 받은 이 곳, 에린엔 셀 수 없을 만큼에 많은 직업이 존재한다. 토끼나 늑대 같은 동물을 사냥하는 사냥꾼, 하루 종일 또 달리는 알바생부터- 이 곳 에린을 지키는 기사단까지, 모두가 에린에게서 소중한 존재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단 한 명. 이 말을 하면 [전혀]라고 대답해 버릴, 겉모습은 여느 전사와 같은, 그런 전사가 에린에 살고 있다. 올해 열혈 18세. 왕립기사단을 꿈꾸는 전사 '롤'. 그가 모든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에 부정적 생각을 갖게 된 원인은- 올해 역시 18세 궁수에서 요리사로 전업한 그녀, 그의 친구 '레베카' 때문이다. 마족이 빈번하게 마을을 습격해 마을을 지킬 전사가 줄어들 때였는데, 때마침 레베카가 요리사로 전업해버리자 롤은 ..
마비노기 검의 노래(The Song of the Sword) 나는 검입니다. 어디서 태어났고 누구에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단지, 어느순간 한 모험가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나를 제일 처음 휘두른 모험가는, 분명 미숙한 모험가였을 겁니다. 그는 내 몸에 여신의 가호가 담긴 물을 뿌리지도 않았고, 때문에 그가 나뒹굴때마다 나를 잃어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면 그는 항상 촌장님께 달려가서 나를 찾았지요. 그럴때마다 촌장님은 항상 그에게 핀잔을 주었고, 그때마다 나에게 성수를 뿌려주었지만 그때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원망같은건 품지 않았습니다. 나는 열심히 그를 도왔습니다. 그가 나를 들고 나무를 치더라도, 돌처럼 단단한 괴물을 치더라도 나는 어김없이 그의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내 몸이 부서져 나가, 어느 대장장이에게 맡겨졌지만 그는 실수하기 일쑤였습니다. 그..
마비노기 감자, 수확하고 섭취하는 기쁨(Joy of Harvesting and Eating Potatoes) 목차 감자와 영양가 있는 식사 감자를 직접 채집해 봅시다. 맺으며- 왕감자, 당신도 캘 수 있다! 감자와 영양가 있는 식사 감자는 영양가가 높고 보관이 편리해 오늘날 에린에서 널리 사랑받는 식품입니다. 부피가 작아 여행짐에도 쉽게 많은 양을 보관할 수 있으므로, 특히 여행자들 사이에 인기가 좋습니다. 언덕으로 피크닉을 갈 때, 멀리 다른 마을로 여행을 떠날 때, 외떨어진 으슥한 던전을 모험할 때에는, 마을을 나서기 전에 짐 한곳에 감자를 준비해 보세요. 감자는 몇 개만 섭취해도 금방 든든해지기 때문에, 배고픈 사람을 만나도 언제든 나눠먹을 수 있답니다. 언덕 위에 불을 피우고 친구와 마주 앉아 감자를 구워 먹는다면 분명 정취 있는 여행길의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감자에는 다리를 튼튼히 하고 스태미나를..
마비노기 With Coffee 그것은, 빨갛고 윤기가 나는 열매였다. 쿠르클레의 더운 기후는 선선한 날씨를 좋아하는 나에겐 고역이었다. 습하면 습한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늪지대 라던지 사막을 다니는 일이 훨씬 쉬웠다. 습한데다가 덥기까지 한 이 곳은 정말이지 내겐 지옥도의 어드메다. 한참이나 정글의 느낌이 강한 열대의 숲 속을 헤메어 봤지만 코르는 좀처럼 내 눈앞에 나타나주질 않았다. 결국 나는 커다란, 아니 커다랗다는 말로는 부족해서 거대하고 표현하는 게 적합할 듯한 그런 나무의 그늘 속을 골라다니는데 지쳐 그나마 질척한 곳을 피해 포슬포슬한 흙 위에 누워버렸다. 냅다 뻗어버린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쏟아질것만 같은 붉은 열매들이었다. 숨막힐 것 같은 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열매. 나는 한동안이나 마음속으로 감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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