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음역(Ranges of Instruments)

    들어가기 전에

    최근 자신의 곡을 작곡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몇몇 음악가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악기로는 작곡가들의 곡을 가지고 멋진 연주를 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력 없는 연주자들의 푸념에 지나지 않으려니 생각했지만, 실제로 몇몇 악기를 이용해 연주를 해 본 결과, 멋진 연주가 아니라, 연주 자체가 힘든 부분이 분명 있었다.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악보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지정된 악기를 살펴보고 내가 얻은 결론은 바로 이것이었다. 작곡가들이 연주하기 힘든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악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결여되어 있는 상태에서 작곡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작곡가가 자신의 세계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음악의 세계를 풍부하게 하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악기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채 연주가 어려운 악보를 만드는 것을 자신의 능력인 양 과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음악은 자신의 공명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계를 보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여태까지 악기에 대해 작곡자와 연주자를 위해 체계적으로 해설한 해설서가 없다는 사실을 나는 곧 알게 되었다.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작곡자가 악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드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악기의 특성을 정리해 연주자와 작곡자가 참고로 삼을 수 있는 책을 써서 많은 음악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면 아름다운 곡을 그에 맞는 악기로 연주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에 나는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쓴다.

    부족한 책이지만, 작곡자들은 자신의 곡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악기를 선정하는 데, 그리고 연주자들은 이 책을 참고해 자신의 악기에 맞는 악보를 고르는 데에도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혹시라도 이 책이 잘 이해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지은 작곡스킬 입문서를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한다.

    악기의 성질

    악기의 연주법은 연주자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고, 또한 여러 가지 표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악기는 저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특성을 무시한 채 연주되어서는 본래의 아름다운 소리를 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 작곡자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악기의 음색과 음을 어느 정도 높이로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옥타브

    음의 높이를 표현할 때는 도에서 그 다음 도까지를, 8개째의 음에서 한 개의 사이클을 이룬다는 점을 들어 옥타브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것은 보통 악보에서 O로 표시한다. 악보에서는 이것을 1부터 7까지 표시하는데, 일반적으로는 4 정도를 기준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보통 작곡에서 사용하는 음의 범위는 O1에서부터 O7까지가 되는데, 각 악기가 이러한 음의 범위를 모두 표현하면 좋겠지만, 사실 7옥타브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악기를 만드는 것은 악기의 장인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옥타브를 기준으로, 음은 도(C)에서부터 시(B)까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CDEFGAB

    이상의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에린에서 악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악기의 음역을 어떤 범위에서 낼 수 있게 만드는지 살펴보자.

    류트

    류트는 나무 뼈대에 가죽으로 된 울림통을 달고, 여기에 현을 튕겨 소리를 내는 악기로 O1의 E부터 O7의 E까지, 넓은 음역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다. 가격도 다른 악기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그런 만큼 많이 보급되어 소리에 특색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이 많다. 일부 작곡자들은 류트로 자신의 곡이 연주되는 것을 마땅찮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만돌린

    만돌린은 가격대 성능비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악기로 안정된 음색과 넓은 음역으로 많은 연주자와 음유시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표현할 수 있는 음역은 O1의 E부터 O7의 E까지에 해당한다.

    우쿨렐레

    O1의 E부터 O7의 E까지 연주할 수 있는 우쿨렐레는 류트와 만돌린과는 다른 보다 낭만적인 음색이 나오지만, 음역이 다소 좁아 지나치게 높은 음을 연주하면 음이 다소 튀는 경향이 있다. O6의 E정도까지가 무난하다.

    샬루모

    샬루모의 음역은 O2의 C부터 O4의 B까지. 그보다 낮거나 높은 음은 각각 O2, O4를 기준으로 난다. 음역 폭이 좁지만 매력적인 저음을 낼 수 있는 악기.

    @ 주의사항 : 코로 불지 말 것

    플루트

    플루트는 작곡자의 까다로운 요구가 반영된 어려운 악보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악기로 평가된다. O4의 C부터 O6의 B정도의 높이까지 연주할 수 있으며, 그보다 낮거나 높은 음은 각각 O4, O6를 기준으로 난다.

    휘슬

    일종의 피리. 고음처리가 좋지만 소리가 작고 음역이 좁다는 것이 단점이다. 처리 가능한 음역은 O5의 C부터 O7의 E까지로, 그보다 낮은 음은 O5를 기준으로 난다.

    (이후 추가되는 악기는 2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