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음악이 처음 시작될 때 어떤 형태를 띄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쓰고 있는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음악은 인류의 기원과 맞닿아 있으며, 또한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표현과 이해의 수단으로서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의 근거로는 울라 대륙이나 코나흐타 대륙의 유적에서 출토되는 원시적인 타악기들의 발견을 들 수 있다. 이런 타악기로는 어떤 구체적인 음계를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박자와 타격음의 강약만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별다른 무리가 없었기에, 음악의 공인된 시작점으로 삼는다고 해도 반론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타악기의 유물 이후, 울라 대륙에서 발견되는 파르홀론 족의 유적에서는 종종 악기를 사용해 연주를 하거나,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역병의 땅이라고 불리는 타라트에서는, 포워르족과의 전투로 보이는 싸움에 출정하는 용사들의 뒤로 뿔피리나 류트를 든 악사들의 모습이 그려진 토기와 벽화가 출토되기도 했었다.
특히, 류트나 하프가 이 시기에 도입되었다는 사실은 파르홀론 족이 이전의 인간과는 달리 타악기에서 벗어나 음률을 표시할 수 있는 악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그림 등에서 묘사하는 류트와 하프를 통해서 관찰한 바로는 이 시기에는 현재처럼 7음을 기준으로 하는 음계가 아니라, 5음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음계를 썼던 것 같다.
이러한 음악의 발달은 이후 파르홀론의 쇠망 이후, 이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전파하는 음유시인, 바드에 의해 상당 부분 유지되어 왔는데,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이 예전에는 순수한 소리를 표현하고 듣는 쾌락의 영역에서, 과거의 역사를 기록하고 후대에 알리는 기능을 하기 위해 서사적인 능력을 띄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의 서사적인 기능이 강조된다는 것은 음악의 성격 자체가 변했고, 음악이 이야기의 부수적인 형태로 변화한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우나, 사실은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 데 대해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 자체가 끌어내는 감동을 위해 음악의 구성과 조성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이러한 음악을 연주자에 관계 없이 항상성을 가진 것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들려진 다음 사라지는 형태의 음악을 길이 남길 수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보법, 즉 악보에 음표와 박자를 나누어 기록하는 방법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음악은 이를 바탕으로 놀라운 발전의 역사를 겪게 된다.
(다음 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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