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응급치료를 위해(For Faster and Effective First Aid)

    응급치료란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을 그 자리에서 치료함으로써, 상처의 악화를 막고 후속 치료를 용이하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그 때문에,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응급치료를 등한시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잘못입니다. 몬스터와의 싸움에 익숙한 모험가라면, 무시하고 내버려둔 작은 상처가 쌓이면 얼마나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는지 몸으로 체험하여 알고 계실 것입니다.

    힐링 마법이나 포션은, 자연적으로 낫고자 하는 육체의 생명력을 활성화시켜서 상처를 치료합니다. 때문에, 상처가 벌어진 상태로는 아무리 힐링 마법이나 포션을 사용하더라도 낫게 할 수가 없는 것이죠. 응급치료는, 바로 그런 상태를 '몸이 외부의 가속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즉, 응급치료는 단순한 임기응변이 아니라, 모든 치료의 기본이 되는 아주 중요한 기술인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응급치료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빠르게 응급치료를 할 수 있을지, 응급치료의 방법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붕대의 중요성

    큰 상처가 아닌 이상 몸은 자연스레 치유되기 마련이지만, 심한 상처는 반드시 덧나지 않도록 아무려줘야 합니다. 그것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붕대입니다. 우리가 보통 힐러들에게서 살 수 있는 붕대는 권축붕대라고 불리는 얇은 천으로 된 붕대로, 상처 부위에 감아줌으로써 병균의 침입을 막으며, 지혈, 견인, 교정, 보온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지혈이란 말 그대로 피를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피를 심하게 흘리게 되면 빈혈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쇼크로 쓰러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작은 상처는 내버려둬도 지혈이 되지만, 큰 상처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니까요.

    견인은 벌어진 상처를 아무려주는 효과를 말합니다. 신체의 자연 치유력이 제대로 발동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교정은 삐거나 뼈가 부러졌을 때 위치를 제대로 잡고 고정시켜주기 위한 역할입니다. 대부분의 모험가들은 어렸을 때부터의 훈련을 통해 유연한 몸을 가지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일반인들의 경우엔 이럴 때에도 붕대의 신세를 지게 되지요.

    보온은 말이 필요없이,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능력입니다. 캠프파이어 곁에 앉으면 상처가 훨씬 빨리 회복되는 경험을 해보신 일이 있지요? 그것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신체의 자연 치유력이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붕대는 상처부위를 감싸서 그 부분을 따뜻하게 해줌으로써 좀 더 빨리 상처가 나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 붕대를 감는 법

    붕대는 보통 끝을 잘 붙잡은 상태에서 앞 붕대가 감은 부분에 조금씩 겹쳐가면서 섬세하게 감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잡아당기게 되면 피가 통하지 않게되고, 너무 느슨히 감으면 붕대가 도중에 풀리게 되므로 힘을 잘 조절해야 하지요. 보통은 나선대라고 하여, 붕대를 1/2 정도씩 겹쳐서 나선 모양으로 감아올리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또한 붕대의 시작과 끝 부분은 환행대라고 하여, 여러번 한 자리를 감아서 풀리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방법을 씁니다.

    관절부위에 감을 때에는 특히 요령이 필요합니다. 이 때에는 감는 붕대의 교차되는 부분에서는 직각으로 접으면서 겹쳐감아 움직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고, 굴곡이 없는 부분에서 단단히 고정해주면 됩니다. 붕대의 탄력성만을 믿고 무조건 당겨 감으면, 상처부위가 드러나서 붕대의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지요. 관절부위를 감는 법은 관절을 중심으로 안으로 향하느냐, 밖으로 향하느냐, 반대쪽으로 뻗느냐 등, 부위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팔꿈치나 무릎 관절의 경우에는 안쪽에 접히는 부위가 생기도록 감는 것이 좋고, 허벅지처럼 갈 수록 가늘어지는 부위의 경우에는 관절이 아니더라도 중간에서 반대로 꺾어 접어주어 곡선을 완전히 따라가 주는 것이 좋습니다.

    붕대를 감을 때의 중요한 점은, 환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된 상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이리저리 움직이게 되면 환부를 고정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니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를 자리에 앉힌 상태로 붕대를 감는 것입니다. 그 옆에 회복을 돕고 보온을 해주기 위한 캠프파이어를 피워두고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여러 명이서 한 사람에게 붕대를 감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강한 몬스터와 싸울 경우 그런 일이 생기는데, 한꺼번에 큰 부상을 입어 상처가 크게 벌어졌을 때에는 서둘러 처치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던전처럼 통풍이 안좋고 온기가 없는 곳에서는 병균이 침입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다면, 차례를 정해서 한 사람씩 앉아가면서 차분하게 붕대를 감는 것이 좋겠지요.

    1. 붕대를 감은 후의 처리

    일단 붕대를 감아 응급처치를 끝냈으면 생명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물약을 먹는 것은 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겠지만, 물약을 너무 자주 복용하면 중독 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약보다는 마나의 힘을 이용해 신체의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는 힐링 마법을 이용하는 쪽이 더 낫습니다.

    캠프파이어를 켜둔 채, 응급치료가 가능한 사람들은 붕대를 감아주고, 그 옆에서 힐러가 마법을 걸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만약 아주 급박한 상황에 큰 부상을 입게 되었다면, 과감하게 '완전 회복 포션'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 회복 포션은 그 강력한 능력 만큼 신체에 자극이 되는 것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중독에 걸리게 됩니다.

    실제로 저 역시 포션을 판매하고 있는 힐러이지만, 여유가 있을 때는 힐링 마법을 쓰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포션은 어디까지나 위급할 때의 수단이니까요.

    이상으로 효율적이고 빠르게 응급치료를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가능한한 부상을 입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부상을 입게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응급치료를 해서 동료와 나의 생명을 보호합시다.